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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하는 시각장애인 박경태씨

무어. 2011. 7. 17. 21:26

【울산=뉴시스】장지승 기자 = '돈이 기부의 전부는 아니다. 예술가의 재능도 관객의 행복을 위해 기부할 수 있다'

울산 남구에서 진행 중인 거리음악회에 한 시각장애인이 노 개런티, 무료 공연으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며 열정을 태우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어릴 적부터 시작장애(2급)를 가지고 있는 박경태(39, 남구 야음동)씨.

초등학교부터 플루트를 연주하며 음악가를 꿈꿔 오던 박씨지만 집안형편으로 플루트 연주자의 꿈을 접고 현재 인터넷 장애인신문인 '에이블 뉴스'의 객원기자와 장애인 관련 단체의 회원으로 활동해오며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와 희망을 전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특히 플루트 연주 경험을 되살려 비슷한 유형의 오카리나에 심취한지 벌써 2년. 악보를 볼 수는 없으나 소리를 듣고 곡을 외워 연주하는 재능을 가진 박씨는 오카리나 연주 동호회 모임인 '오카친구'의 회장이자 시각장애인 여성회 소속 오카리나 동호회를 지도할만큼 실력자다.

또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외부공연과 전국 오카리나 마을 전문연주자로 정기공연에 참여할 정도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데 열성적이다.

그런 그가 '남구 거리음악회'를 통해 재능을 기부하는 데는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자신과 같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나누고자하는 또 다른 뜻이 숨어 있다.

박씨는 "비록 몸은 힘들지만 장애를 숨기기보다 나의 재능을 장애를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자신과 같은 장애인들의 재능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격려와 박수를 보내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박씨의 꿈이다.

박씨는 이미 남구 거리음악회 3회 공연을 통해 선보인 오카리나 연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으며 공연 때마다 무대 밑에서 박씨를 응원하는 딸과의 호흡이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

박씨는 "제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때론 희망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며 "제 능력이 되는 한 그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박씨와 같이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고자 하는 기부자들이 차츰 늘고 있는 추세며 현재 남구 거리음악회를 통한 재능기부자는 총 40여 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