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길을 묻다
배우 문숙. 대중에겐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문숙은 천재예술가 故이만희 감독의 유작 '삼포 가는 길'의 여주인공이자 그의 마지막 연인이었다.
9월 4일 방송된 KBS 2TV '감성다큐 미지수'에서는 한국연극영화상 신인배우 부문과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만희 감독이 세상을 떠나자 홀연히 사라져 버린 배우 문숙과 만났다.
문숙은 '삼포 가는 길'의 이만희 감독과 연인사이였다. 하지만 당시 20대 처녀와 40대 이혼남의 사랑은 세상에 드러낼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랑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이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
문숙은 "이 감독이 한마디도 없이 나를 두고 떠났다. 나를 위해 목숨까지 받칠 것 같던 사람이 사라졌다. 배신감이 컸다. 떠나야만 했다"고 홀연히 떠나버렸던 이유를 설명했다.
문숙은 3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하와이 제도의 섬 마우이에서 자연 치유식과 요가, 명상을 하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문숙은 "나를 두고 떠났다는 미움 때문에 30년을 떠돌며 슬퍼하고 아파하고 고난 받았다. 사랑이 깊었던 것 만큼 삶이 미움으로 변했다. 미움에서 오는 고통으로 30년을 허덕였다"고 지난 세월을 말했다.
문숙은 "한때 온 몸이 정말 아팠고 해골처럼 말랐다. 눈도 보이지 않아 밖에 나가지도 못 했다. 그때는 원하는 것이 많았다. 갖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게 아마 병을 들게 한 이유가 아닌가 생각 한다"고 전했다.
또 문숙은 "욕망이 비워지면 남는 것은 고맙다는 것 밖에 남지 않는다. 이제는 모든 것이 고맙다"고 자연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전했다.
요즘 문숙은 하와이에서 자연치유식과 건강음식에 대해 강연을 한다. 이와 함께 요가강의도 한다.
문숙은 이런 삶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문숙은 "내가 강할수록 더 힘들다. 나를 비워야 더 쉬워진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또 전기가 나가면 나간대로 살아야 한다"며 "어떨 땐 아픈 것이 스승 역할을 한다.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욕망을 비우고 자신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삶의 교훈을 남겼다.
방송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예전 깡 말랐다 싶을 정도로 날씬하고 굵은 웨이브의 긴머리에 외국여자 같다는 인상으로 남아있던 배우였는데 오랜만에 TV에서 보니 반갑다"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KBS 2TV '감성다큐 미지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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