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일원동 삼성병원에선 특별한 신장이식 수술이 진행됐다. 수원순복음교회 성도 최진태(26·사진)씨가 생면부지의 타인을 위해 신장 기증 수술을 한 것.
최씨는 수술을 앞두고 "평소 건강하시던 아버지가 2005년 갑작스레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 건강함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신앙인으로서의 본분에도 맞겠다고 여겼다"고 밝혔다.
고향 대구를 떠나 서울에서 진로 문제로 방황하던 최씨는 우연히 서울역에서 노숙인들의 열악한 생활을 보고 삶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 가진 것에 감사하고 나눠야겠다는 생각에 곧장 서울역 헌혈의 집에서 헌혈을 시작한 것이 최씨의 첫 생명 나눔이었다. 이후 2∼3개월마다 헌혈을 해 온 최씨는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 싶은 마음에 2008년 7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찾아 생존 시 신장기증 등록을 하게 됐고, 이날 드디어 수술을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마라톤 국가대표를 꿈꿨던 최씨는 현재 열쇠수리공으로 살아가고 있다. 마라톤을 계속하기엔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웠다. 하지만 최씨는 아마추어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꼭 참가한다. 일곱 차례 마라톤 완주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요즘도 매일 출퇴근길을 3∼4시간 달리며 체력관리를 한다.
"새 신장으로 새 삶을 살아갈 그분의 꿈도 꼭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많고 많은 사람 가운데 제게 생명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오히려 이식받은 이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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