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155만원으로 고등학생 둘을 교육시키며 '황제'처럼 생활할 수 있는 비법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게다가 한달에 545만원을 저축해 4년 만에 2억3000만원의 목돈을 만들고 여기에 가사도우미와 운전기사까지 거느리고 살았다면….
이것은 거의 신의 경지에 이른 가정 경영, 재테크 비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에서는 '155만원으로 4식구 황제처럼 살아보기' '김태호식 재테크 비법' 등 '김태호 재테크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이처럼 신의 경지로 생활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다. 그는 경남지사로 근무하면서 이렇게 살았다.
김 내정자는 2006년 말 수천만원에 불과하던 재산이 이번에 10배인 3억여원으로 늘어났다. 그 이유에 대해 김 내정자 측은 "부동산 가치 증가와 봉급 저축"이라고 설명했다. 면밀히 따져보니 부동산 가치 증가분(7242만원)을 제외한 재산증가액 2억3900만원은 지사 봉급을 착실히 모은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사 월급은 이것저것 제하고 실수령액은 700만원 정도. 2억3000여만원을 모으려면 월 545만원을 저축해야 했으니 나머지 155만원으로 4식구가 생활한 것.
155만원은 보건복지부가 올해 결정한 4인 가족 최저생계비 133만원보다 겨우 22만원 많은 액수다. 이 때문인지 김 지사는 단 한번도 신용카드를 쓰지 않을 정도로 '짠돌이' 가계를 꾸려왔다.
또 4년 만에 2억여원을 모으려면 전세비를 시세의 절반으로 후려치는 기술도 필요하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김 내정자 주소지인 경남 거창군 D아파트는 전세 시세가 최고 1억7000만원인데 시세의 절반인 8000만원에 전세를 계약했다"며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에 세를 준 것은 비정상적 상거래 행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렇게 신용카드 한번 안 쓴 '짠돌이'에 전셋값도 절반으로 깎는 '대범한 능력'을 가졌지만 정작 생활은 풍요로웠다. 바로 그것이 155만원으로 황제처럼 살기의 요체다. 얼마전 참여연대가 최저생계비로 생활수기를 공모했지만 김 내정자의 생활은 비참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사도우미를 부리고 운전기사까지 부렸다. 물론 경남지사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강기갑 의원은 19일 "김 내정자의 사택에서 4년간 가사 도우미를 한 B씨도 경남도청 기능직 공무원으로 특채 임용됐다"며 "경남도청 기능직 공무원(운전)인 C씨는 6년간 관용차를 이용해 김 내정자의 부인 운전수행원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런 근검절약에 황제식 생활이 알려지면서, 그의 재테크 따라하기 열풍이 불고 있다. 물론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김 내정자의 황제식 살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한 네티즌은 "요즘 같은 신용사회에 '황제식 생활'을 하려면 신용카드를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비아냥거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공무원이 하인이냐?" "MB가 말한 '공정한 사회'라는 게 이런 건가?" "달인 등극, 우리 국민은 모두 김태호에게 배워야한다"라고 비판했다. 또 '가족 극빈생활' '반값 전세' '155만원으로 황제생활' 등의 단어가 검색어 상위에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 측은 "통상적으로 지사 관사에는 도청의 6급에서 8급 직원이 지원된다"며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형법 123조(직권남용)에 따르면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의무에 없는 일을 하면 5년 이하 징역,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강석봉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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