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범야권 후보단일화 문제가 정치권의 뜨거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김해을 지역에서 친노진영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인 봉하재단 김경수 사무국장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경수 사무국장은 < 단결과 연대의 '거름'이 되고 싶습니다. > 는 제목의 발표문에서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똘똘 뭉치는 모습을 국민들은 원하고 있습니다. 저의 결심이 범야권 연대를 통한 재보선 승리의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라며 불출마 선언의 이유를 밝혔다.
김경수 사무국장의 불출마 선언에는 범야권 후보단일화를 둘러싼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봉하마을 김경수는 왜 출마포기를 선택했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친노진영의 범야권 단일후보로 거론되다가 갑작스럽게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왜 그런 거냐?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인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이 17일 < 단결과 연대의 '거름'이 되고 싶습니다. > 라는 글에서 불출마 선언의 입장을 상세히 밝혔다.
출마를 결심했던 이유는 "노 전 대통령의 억울한 서거의 심판을 고향 김해의 시민들에게 여쭙고 싶었고,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역사의 역류를 지켜보면서, 최소한 노 대통령이 이뤘던 시절의 민주화는 지켜내야 한다는 절박감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라고 밝혔다.
특히 "출마를 할지 말지 또 달리 고민했던 원칙은, 연대와 단결의 정신을 얼마나 아름답게 지켜내느냐로 판단"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김해에서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망과 열정이 하나로 모아져야 승리도 의미가 있고, 하늘에 계신 대통령님께도 누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자신이 출마해 노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하나로 단결시킬 수 있는 싸움의 불쏘시개로 쓰이길 원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출마 결심을 하고 보니 "그게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출마를 접기로 했다는 것이 김경수 비서관이 밝힌 불출마의 이유다.
상세하게 범야권 또는 친노진영 내부에서 어떤 말들이 오고갔고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김경수 비서관은 "누군가 나서는 게 선거입니다. 그러나 누군가 나서지 않고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선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꽃'이 되기보다는 단결과 연대의 '거름'이 되고 싶습니다"라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경수 비서관은 "우리 모두는 대통령님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똘똘 뭉치는 모습을 국민들은 원하고 있습니다. 저의 결심이 범야권 연대를 통한 재보선 승리의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라며 불출마 이유를 야권 연대를 통한 재보선 승리를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단결과 연대의 '거름'이 되고 싶습니다. |
봉하재단 사무국장 김경수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나날이었습니다. 김해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출마 후보로 거론돼 왔습니다. 저는 봉하를 지키고 있고, 대통령님 유업을 받드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어떤 '정치적 결정'을 선택받는 것 자체가 결코 쉽지 않은 처지입니다. 혹여 대통령님께 누가 되지는 않을지 늘 살피고 살펴야 하는 것이 저의 운명이고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주변 분들의 출마 종용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김해는 대통령님의 생애와 정신과 가치가 응축돼 있는 상징적 지역입니다. 퇴임 후 고향 봉하로 내려오신 이유도, '시민민주주의 실현'과 그분의 평생소원인 '지역구도 극복'에 도움이라도 된다면 하는 간절한 소망 때문이셨습니다. 이런 지역의 선거에서 범민주진영의 단결과 연대를 통해 승리하는 것은, 그 자체로 대통령님의 가치와 정신을 구현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주변 분들의 간곡한 출마 요청을 그저 무시할 수만은 없었던 또 다른 이유는, 제 가슴 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대통령님 서거 이후의 응어리입니다. 억울한 서거의 심판을 고향 김해의 시민들에게 여쭙고 싶었습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역사의 역류를 지켜보면서, 최소한 노 대통령님이 이뤘던 시절의 민주화는 지켜내야 한다는 절박감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출마를 할지 말지 또 달리 고민했던 원칙은, 연대와 단결의 정신을 얼마나 아름답게 지켜내느냐로 판단했습니다. 대통령님을 상징하는 이곳에서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망과 열정이 하나로 모아져야 승리도 의미가 있고, 하늘에 계신 대통령님께도 누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출마해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하나로 단결시킬 수 있는 싸움의 불쏘시개로 쓰이길 원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대통령님이셨으면 어떻게 판단하셨을까 반문해 봤습니다.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범민주 진영이 꼭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이번 재보선 과정에서부터 마음이 합쳐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나서는 게 선거입니다. 그러나 누군가 나서지 않고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선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꽃'이 되기보다는 단결과 연대의 '거름'이 되고 싶습니다. 이번 재보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대통령님의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똘똘 뭉치는 모습을 국민들은 원하고 있습니다. 저의 결심이 범야권 연대를 통한 재보선 승리의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2011년 2월 17일 봉하재단 사무국장 김경수 |
= 직접 통화를 했다. 불출마 이유의 배경을 물어보니 '불출마 발표문'에 나타난 그대로라면서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김경수 비서관은 자신의 불출마 선언이 야권 연대의 '거름'이 되었으면 한다는 입장을 거듭해서 강조를 했다.
'작은 차이를 극복해서 범야권 연대를 통한 재보선 승리의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 부분이 자신이 불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비서관은 "자신이 현실정치와는 일정정도 거리를 두려고 했지만 출마를 결심했던 이유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를 구현하는 선거'를 실현하기 위해서였는데 오히려 자신의 출마문제로 불신과 갈등이 증폭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불출마 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오히려 "노 전 대통령에게 누가 될 것 같아서" 친노진영 핵심인사들과 상의해서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입장정리가 늦어질수록 야권이 분열하는 모습이 우려스러웠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을 설명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 김해을 지역 보궐선거 후보와 관련해서 말들이 많았다.
국민참여당이 전 노무현 대통령 농업특보를 지낸 이봉수 경남도당위원장을공천한 상태에서 김경수 비서관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논쟁이 적지 않았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공식홈페이지인 '사람사는세상' 자유게시판에 가보면 논쟁이 어떻게 벌어졌는지를 엿볼 수 있다.
참여당이 후보를 낸 상태에서 민주당이 문재인 전 비서실장,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를 후보로 추진하다가 김경수 비서관으로 후보를 확정하려고 하자 참여당 죽이기다, 유시민 죽이기다 는 등등의 글들이 이어졌다.
반대로 노 전 대통령의 적자임을 자처라는 유시민 전 장관이 김경수 비서관의 불출마를 압박했다는 글도 올라와 있다.
그에 대한 댓글도 많고 친노세력의 새로운 정당설립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민주당과 참여당이 김해을 선거 후보를 두고 건너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 아니냐는 그런 우려까지 나올 정도였다.
김경수 비서관이 밝힌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는 말이 단적으로 이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김경수 비서관의 출마가 민주당 후보냐 아니면 친노 단일후보냐 하는 입장이 정리되기도 전에 야권분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현상이 나타나자 김경수 비서관으로서는 출마를 선택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분석이 된다.
▶김경수 비서관의 불출마 선언이 야권연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그런 지적도 있는데?
= 그렇다. 김경수 비서관의 결정은 비정치적인 결정이다 는 그런 지적이 있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를 구현하는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경수 비서관 개인의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봉하마을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김 비서관 개인의 결정에 맡겨둘 일이 아니라 친노그룹 내부에서 심각한 논의를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슨 얘기냐 하면 "김 비서관이 출마하건 출마 포기를 하건 개인적인 결정이 아니라 친노그룹 전체의 결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고, 출마 포기를 선택했으면 친노그룹은어떤 인물을 지지하기로 한다거나, 어떤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을 보였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수 비서관의 출마포기는 김해을을 방치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야권단일화를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결과적으로 야권단일화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고성국 박사는 "노 전 대통령이었으면 치열하게 정면 돌파를 선택했을 것"이라면서 "봉하마을의 상징성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야권연대는 어떻게 되는 거냐?
= 지금으로서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국민참여당이 이봉수 경남도당 위원장을 후보로 낸 상태이고 민주당에서는 김해을의 상징성을 갖춘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박영진, 곽진업 등 예비후보가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을 했고 민주노동당도 김근태씨가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문제는 민주당이 후보를 낼 것이냐 아니면 야권단일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냐 하는 입장정리가 돼야 하는데 명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친노진영에서 후보를 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야권에서 만들어 지긴 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이나 로드맵이 나오지 않고있는 상황인 것이다.
김해을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4.27 재보선 지역인 성남 분당을과 김해을, 순천 3개 지역구와 강원도 지사 후보에 대한 입장정리가 있어야 하지만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야권연대에 나서지 않고 있다.
김경수 비서관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사람사는세상 홈페이지에서는 어쨌든 이봉수 후보를 찍어야 한다는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
▶민주당이 크게 양보해야 한다. 이런 주장도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 만주당내에서도 4.27 재보선은 야권연대의 시금석이라는 얘기들이 많다.
민주당에 연대연합특별위원회가 설치돼 있는데 전국 14곳의 재보선 지역에서 순천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고 다른 13개 지역에서는 모든 야당이 연대해서 종합적으로 경쟁하는 방식으로 선거를 치르자는 입장에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적으로 나눠먹기를 하자는 그런 취지가 아니라 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야권연대로 치른다는 기본원칙을 가져야 하며 자기희생적 결단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나 야권에서는 나눠먹기는 아니지만 김해는 국민참여당 순천은 민주노동당 분당을은 민주당이 후보를 내고 강원도지사는 민주당에서 후보를 내 야권연대로 선거에 나서는 것이 정답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7.28 재보선에서 단일후보를 내지 못한 정당에 대해서는 향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서 단일후보를 낼 수 있도록 우선 배려한다.' 합의를 민주당, 참여당 민노당이 했는데 이를 지키라는 요구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통 크게 양보하는 것이 6.2 지방선거에서의 단일화 정신을 이어가고 내년에 있을 총선과 대선에서의 야권단일화 초석을 쌓는 일이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bamboo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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