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연 기자 = 4·27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여야 후보들이 4일 확정돼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경기 분당을 국회의원 보선, 강원지사 보선 등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의 판세가 모두 '박빙'을 보이고 있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대혼전'이 예상된다.
분당을에서는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의 거물급 빅매치가, 강원에서는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와 민주당 최문순 후보 등 MBC 사장 출신 간 한판 승부가 이뤄지게 됐다.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선의 경우 지난 2일 한나라당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후보로 확정됐고, 야권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참여당간의 단일화 협상 결과에 따라 조만간 후보가 정해질 예정이다.
여야의 전·현직 당 대표가 경합을 벌이는 분당을 선거는 내년 총선과 대선의 수도권 민심을 확인하는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분당은 경기도의 '강남'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나라당의 세가 강한 지역이자 민주당의 불모지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이 이 지역을 민주당에 빼앗길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예고된다.
가뜩이나 위기를 느껴온 한나라당 수도권 소장파들은 분당을을 빼앗길 경우 조기 전당대회를 실시하고 당을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기 전대가 가시화될 경우 당내 권력구도를 둘러싼 계파간 갈등이 예상된다.
민주당 역시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손학규 대표가 선거에서 질 경우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야권 대선주자로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와 경합을 벌여온 손 대표가 선거에서 질 경우 대권 행보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분당을 선거는 초박빙 양상이다. 지난 1일 '한국리서치-중앙일보'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강재섭 33.6%, 손학규 34.6%로 백중세를 보였다.
또 지난달 30~31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시사저널' 조사에서는 강재섭 40.6%, 손학규 46.0%로, 지난달 30일 '코리아리서치-동아일보'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에서는 강재섭 44.3%, 손학규 42.7%로 오차범위 안의 혼전이 펼쳐졌다.
친노 인사인 이광재 전 지사가 유죄 판결로 현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치러지는 강원지사 선거는 역대 총선과 대선에서 '표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던 강원권의 민심을 엿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대표의 간접 지원을 받으며 매주 강원을 방문, 고토회복에 나섰고, 민주당은 이광재 전 지사 후광효과를 기대하며 수성을 벼르고 있다.
엄기영 예비후보와 민주당 최문순 예비후보의 본선 경합이 확정된 강원지역에서는 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조금 높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더플랜과 프레시안이 지난 1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엄기영 후보가 46.6%로, 최문순 40.3% 엄 후보를 조금 앞질렀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여당 지지도에 10%포인트 가량 허수가 낀다는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을 감안하면 선거결과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에서 치러질 보선에서는 한나라당 김태호 지사가 최종 후보로 확정됐지만 민주당과 국민참여당간 후보 조율이 끝나지 않았다.
국민참여당은 김해을에서 승리할 경우 원내 정당으로 진입할 수 있다. 민주당도 김해을의 승리에 친노진영을 끌어안는 의미가 있어 이 지역을 포기하기 힘들다. 참여당의 원내 진입여부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의 야권연대 협상, 대권경쟁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나라당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에는 지난해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낙마, 상처를 입은 김 전 지사가 명예회복을 하는 동시에 차기 대권주자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다.
김해을 판세는 야권 후보가 확정되지 않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지만 대체로 혼전양상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한나라당은 자체 여론조사를 통해 김 전 경남지사가 나서 야당 후보와 1대1로 대결할 경우, '박빙우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야권 단일화 바람이 불 경우 야당 세가 강한 지역 특성상 야권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민주당과 참여당이 친노 적통 경쟁을 벌이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어 후보단일화 성사 여부는 속단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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