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는 바와 시사하는 바가 같다는 생각에 싸이트에 올라온 글을 옮겨봅니다.]
시정 슬로건은 안산시장의 철학이 담겨있는 핵심문구입니다. 지난 민선4기 안산시는 ‘1등도시, 1등안산’, ‘시민을 편안하게, 시민을 즐겁게, 시민을 행복하게’를 슬로건으로 내세웠습니다. 자칫 1등이면 시민이 행복하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는 내용이어서 약간의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민선4기 안산시장은 1등도시가 되기 위해 안산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 안산시가 큰 발전과 도약이 있어야 하며 많은 홍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과연 안산의 브랜드 가치가 무엇을 통해 높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개발사업들을 통해 그것을 이룩하려 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돔구장과 사동90블록 등의 개발을 통해 랜드마크를 만들어내고 부유층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홍보하였고, 그동안 환경오염도시니 범죄도시니 집값이 낮은 도시니 등 다소 피해의식이 있었던 일부 시민들은 한편으론 그러한 점에 유혹되기도 하였고 개발에 대한 환상을 느끼기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각종 개발사업들은 실상을 들여다보니 추진과정은 졸속이고 타당성 검토도 명확치 않고 개발 후 안산시와 시민들이 안고 가야 할 부담에 대한 충분한 논의도 부족한 상황이었으며, 지금은 추진될 수 있는지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민선4기의 개발지향정책은 이것 외에도 안산시의 양대 물줄기인 화정천, 안산천 생태화사업, 예산낭비의 논란이 되고 있는 상하수도사업소건물을 비롯하여 각 동 주민센터 등 공공청사의 동시건립, 계속적인 주거지개발계획 수립 등 다양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실제 이러한 개발사업들이 주로 반영되어 있는 안산시 대규모 및 계속비사업은 총 50건으로 총사업비 7천억에 다다르며 이 중에서 공공청사의 동시건립으로 인해 안산시는 이미 708억을 사용한 상태입니다.
개발사업자체도 문제이지만 이후 유지관리에 대해 안산시와 안산시민들이 얼만큼 부담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심도 깊은 검토가 되어야 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2006년 이후 건립된 공공청사에 대한 유지비는 2010년 현재 연 225억 원에 달하고 있고 또한 앞으로 준공예정인 공공청사들의 유지비도 연 11억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모두가 아시다시피 와스타디움은 큰 활용도 없이 유지관리비만 들이고 있고 돔구장이 건립된다면 150억 이상의 유지관리비가 발생할 것이 자명하며 화정천사업 또한 물을 순환시키기 위한 유지관리에 상당한 재정이 투여될 것이 뻔히 보이는 것입니다.
과연 안산시가 이러한 개발사업으로 발전을 이루는 것이 지속가능하며 1등도시가 될 수 있는 길인가 근본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지점입니다. 그런 측면으로 볼 때 민선5기 슬로건이 ‘시민이 행복한 복지 안산’으로 바뀐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됩니다.
안산시는 최근 들어 복지예산의 증대로 인한 재정 부담을 많이 이야기 합니다. 실제로 올해 안산시 총예산 중 사회복지부문 예산은 34%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국비와 도비보조금을 제외한 예산은 20% 수준입니다. 이는 안산시 자체예산에서 절대적으로 복지예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님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앞으로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은 안산시만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추구해 가야 할 일이므로 복지예산의 증대는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복지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세입확충방안으로 또 다른 공공용지의 매각과 민자 유치를 통한 즉자적 개발사업의 진행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하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또 다른 재정부담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현재 확보가능하며 안정적으로 추가확충 가능한 재정을 기초로 한 세부계획이 필요하며 그 안에서의 효율적 배분을 통한 복지정책의 실현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자 유치는 절대로 안 되고 개발사업도 모두 전면 중단해야 된다는 논리가 아니라 모든 개발사업은 철저히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에 기초하여 이루어지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꼭 필요한 공공적 개발사업들은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 장기적 과제로 차근차근 추진하며, 안산시민들이 낸 세금을 기초로 적절하게 안산시민들에게 분배 돼야 합니다. 그렇게 생활 속에서 깊숙이 느낄 수 있는 ‘살기 좋은 안산’을 만들어가는 철학을 갖고 재정운용을 해 나갈 때, ‘시민이 행복한 복지 안산’으로 가는 첫 걸음을 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되고 시민이 시장을 선출하게 되면서 시장은 4년 임기 내에 가시적으로 크게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때로 이것은 성과의 대상이 일부 시민에 국한된다 할지라도 그것이 정치인으로서의 명성과 향후 지위의 지속성을 보장한다고 판단될 때는 꽤 무리한 방식을 동원해서라도 진행합니다. 일부에서는 이것을 민선시장제도의 폐해라고 하며 다시 관선시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앞에서 얘기되었던 개발중심의 정책과 재정운용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며 상당부분은 당장의 가시적 성과에 급급하거나 일부 주민들을 의식한 정치인으로서 시장의 판단이 개입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선5기 안산시가 ‘복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출범한 만큼 최대한 안산시민이 보편적으로 복지의 혜택을 누리게 되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일부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의 주장, 각종 개발사업들로 얽혀있는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넘어서 일상생활 속에서 시민들과 소통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며, 다양한 계층과 계급의 사람들이 실제 행정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통로를 고민하고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안산시가 시행하고 있는 주민참여예산제도를 포함한 다양한 참여제도를 더욱 확대, 활성화시켜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행정과 예산에 대해 홍보, 교육하고 참여방안을 제시해야하며, 현재 민선5기에서 기획하고 있는 시민소통위원회가 제 기능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위상과 역할, 향후 활동계획을 세부적으로 잘 마련하여 추진해야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시민들이 안산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복지안산’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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