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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에 신공항 생기면 봉화산 절반 없어진다?

무어. 2010. 9. 6. 20:40

동남권 신공항을 경남 밀양에 만들 경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지가 있는 사자바위 등 김해 봉화산 정상부의 절반가량을 절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산지절개에 따른 복구비 등 추가비용만도 8000억원이 이른다는 부산시의 주장이다. 이에 신공항의 밀양유치를 추진하는 경남도는 "부산시가 이제는 노 전 대통령까지 이용하려 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부산발전구원은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서면 경남 김해 봉하마을 봉화산의 사자바위 등 정상부의 절반가량이 절개될 것으로 내나봤다. 밀양공항 입지전(사진 왼쪽) 모습과 입지 후 모습.

부산발전연구원은 6일 이같은 내용의 '동남권 신공항 밀양 입지시 환경영향'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보고서는 정부 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의 환경 분야와 관련한 실제 평가대상 항목들로 이뤄진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밀양 후보지에 공항을 건설하면 자연환경보전법 제34조에 의해 전국 자연환경의 생태적 가치, 자연성, 경관적 가치를 평가해 작성한 생태자연도 1등 급지에 해당하는 지역이 크게 훼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적인 훼손면적은 밀양 신공항의 비행항로상에 위치해 비행기 이착륙 안전을 위해 산지를 절개해야 하는 김해시 생림면 무척산 일대 8만6000㎡와 석룡산 일대 13만9000㎡인 것으로 분석됐다. 석룡산의 생태자연도 1등급지는 거의 전면적이 훼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생동·식물보호법에 따라 지정관리되는 경남 김해시 의 15만1700여㎡도 훼손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철새 서식지인 주남저수지 일대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보호되는 나전고개~니밭고개의 낙남정맥 일부가 직접적으로 훼손되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산지 절개시 강우에 의한 토사유출량이 막대해 금곡손 주변 중소하천 및 상수원보호구역의 수질이 600배 이상 악화되고 낙동강의 배후습지인 화포늪 등 생태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산지절개에 따른 혐오스런 산진경관 형성으로 주거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 실장은 "봉하마을의 경우 노 전 대통령의 묘소 뒤배경을 이루고 있는 봉화산이 밀양신공항이 들어서면 정상부가 절반가량 절개돼 주거환경의 정체성에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내나봤다.

이같은 분석이 이날 부산지역 언론에 비중있게 보도되자 경남도는 "밀양에 공항이 들어설 경우 봉화산이 절개된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라며 "정부기관의 어느 용역에도 그같은 주장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부산시가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위해 이제는 노 전 대통령의 묘지까지 언급하는 것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그러나 부산시는 봉화산이 절개된다는 명확한 근거를 반드시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침 6일은 경남도가 서울 코엑스에서 "신공항을 밀양에 건설 할 경우 비용·수요면서에 부산 가덕도에 비해 모두 월등하다"는 내용의 '동남권 신공항 타당성과 최적입지에 대한 심포지엄'을 개최한 날. 경남도는 "부산시가 부산지역 언론을 통해 '밀양 공항, 盧 전 대통령 묘소 봉화산 절개'라는 기사로 경남도의 심포지엄에 물타기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경남도는 이날 심포지엄을 통해 인천공항의 보완재로 동남권 신공항은 반드시 필요하며, 밀양에 들어서면 공사 비용은 부산 가덕도의 절반, 예상 수요는 국내·국제선 평균 연간 130여만명 가량 많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KTX 개통에 따른 공항 수요의 전반적인 감소세는 저가항공사 위주로 운영해 국제도시의 단·중거리를 연결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또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역시 해상공항으로 지반 침하가 발생한 일본 간사이 공항보다 조건이 더욱 나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2020년 기준 경남 밀양이 581만명으로 부산 가덕도보다 168만명 더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선도 밀양이 1017만명으로 가덕보다 104만명 가량 더 많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밀양은 1800여 가구가 소음권역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가덕도는 매립에 따른 어민과 환경 피해가 상당하며 연약지반이 있어 침하가 발생하면 안정성뿐 아니라 유지보수관리 비용도 막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향신문 | 권기정기자 | 입력 2010.09.06 1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