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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청년' 추락사에 "서민 아들은 시신도 못 찾고…더러운 세상"

무어. 2010. 9. 10. 13:47

[마이데일리 = 백솔미 기자] 지난 7일 충남 당진군 소재 모 철강업체에서 근무 중 용광로에 추락해 한 줌의 재조차도 되지 못하고 뜨거운 쇳물에 녹아버리고 만 한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에 네티즌들이 비통함을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의 게시판과 댓글을 통해 네티즌들은 이러한 일이 한국에서 일어나는 것에 놀라움을 가장 먼저 표했다. "영화 '터미네이터2'의 마지막 장면이 아닙니다. 2010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게 말이나 됩니까?" "저 위험한 곳에서, 난간에 저렇게 서서 일한다구요? 이건 아주 작정하고 사람 죽이는거네요" "여기가 후진국이냐? 안전장치도 없이 일을 시킨다는게 도대체 말이 돼?"라며 혀를 찼다.

또 최근 자신의 딸 특혜채용 논란으로 외교부장관직에서 사퇴한 유명한 전 장관의 사태에 빗대어 "장관딸은 아버지 빽으로 공채 들어가고, 가진 것 없는 서민 아들은 뜨거운 용광로에서 일하다 죽어서 시신도 못 찾는 더러운 세상. 우리나라는 극과 극이다" "어떤 부모의 자식들은 예약된 행복만 누리면 되고 어떤 부모의 자식들은 저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이게 현실입니다"라며 부정할 수 없는 현실에 비통해했다.

또 현 정부 정책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일부 네티즌은 "젊은이들 공장가고 농촌가서 의무복무하라고 했으니 당신들도 용광로에서 한번 일해봐라. 그래야 정신차린다" "한국에서 출산은 죄악이다. 돈없는 서민이 애 낳아봤자 하급 산업현장에 들어간다. 저출산만이 행복이다" "29세 청춘, 그 새벽 그 뜨거운 용광로에서 목숨 걸고 일해도 120만원 받는 비정규적인 나라"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을 통해 용광로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이 알려지면서 추모시 '그 쇳물 쓰지마라'가 등장했고 시가 확산되면서 포털사이트 다음 청원 코너 아고라에는 ''용광로 청년' 추모동상을 만듭시다'라는 제목으로 서명 운동을 펼치고 있다.

9일 1000명을 목표로 시작된 이 서명운동은 10일 오전 10시 현재 520명이 참여했다.